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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를 죽이는건 관객이 아니다.

영화와음악

by 동동주1123 2007. 5. 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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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전에  난 영화의 배급시스템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없는 문외한이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경험해 볼수 있는 현재의 상황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나중에 "사실은 이러이러하다" 하더라도 당장 본인이 극장에가서 볼수 있는 포스터를 보고 이야기 하는것이니 지식을 전달해주고 싶은 의도가 아니라 딴지만 걸고 싶다면 그냥 꾹 참아 주길 바란다.

난 영화를 일년에 보통 30편이상은 극장에서 관람한다. 보고 싶었는데 빠르게 내려가서 못본 영화는 DVD등을 통해서 보지만 그게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 주말을 이용해서 매주 극장에 가는 편이다.

아마 보는 영화의 2/3정도는 한국 영화를 비롯한 헐리웃을 제외한 기타 나라에서 제작한 영화를
많이 보는편이다. 그러나 S/F 나 판타지류의 영화는 특히 좋아 하기때문에 헐리웃 영화라 할지라도 이런건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이기도하다.

오늘(5/27) 빈둥빈둥 거리다 영화나 볼까해서 주로 예매하는 맥스무비 사이트를 열어 보았다.
주로 가는 극장인 대한극장을 선택하고 현재 상영하는 영화의 리스트를 펼쳐 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한극장은 아마 11관까지 있는걸로 알고 있다.
보통 예매를 하면 저리스트에 최소 7편정도는 올라 와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랑 5편이다.
그나마 하나는 이미 철지난 스파이터맨3가 자리잡고 있다.(꾸준히 보는 모양이다)

아래는 5월27일 3시32분 현재 이후에 대한극장에 걸린 상영 리스트다.

[1관] 못말리는 결혼 16:30 | 18:40 | 20:50 |  
[2관] 스파이더 맨 3 15:00 | 17:35 | 20:10 |  
[3관] 밀양 17:40 | 20:20 |  
[5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15:40 | 18:45 | 21:50 |  
[6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디지털) 15:10 | 18:15 | 21:20 |  
[7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17:40 | 20:45 |  
[8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16:10 | 19:15 |  
[9관] 밀양 15:40 | 18:20 | 21:00 |  
[10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디지털) 16:40 | 19:45 |  
[11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디지털) 17:10 | 20:15 |  
[4관] 넥스트 16:30 | 18:30 | 20:30 |  


캐리비안 해적이 무려 6개관에 걸쳐 상영중이다 한극장에서만 50%이상을 점유 하고 있다.

다음은 동일조건의 서울극장의 상영표이다.

[1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10:00 | 13:20 | 16:40 | 20:00 |  
[2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디지털) 09:30 | 12:50 | 16:10 | 19:30 |  
[3관] 밀양 09:40 | 12:30 | 15:20 | 18:10 | 21:00 |  
[5관] 눈물이 주룩주룩 09:20 |  
[5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11:40 | 15:00 | 18:20 | 21:40 |  
[6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디지털) 11:10 | 14:30 | 17:50 | 21:10 |  
[7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10:40 | 14:00 | 17:20 | 20:40 |  
[8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09:00 | 12:20 | 15:40 | 19:00 |  
[9관] 전설의 고향 09:50 | 11:55 | 14:00 | 16:05 | 18:10 | 20:15 |  
[10관] 밀양 10:40 | 13:30 | 16:20 | 19:10 |  
[11관] 못말리는 결혼 09:20 | 17:25 | 19:50 |  
[11관] 스파이더 맨 3 11:45 | 14:40 |  
[12관] 넥스트 10:00 | 12:05 | 14:10 | 21:50 |  
[12관] 스파이더 맨 3 16:15 | 19:05 | 


역시 총 12개관 중  6개관에서 캐리비안 해적이 상영중이다.

그럼 두극장의 밀양 상영관을 보자

대한극장 : 2개관
서울극장 : 2개관



사실....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가슴이 아파서 잘 못보는 편이다. 박찬욱 감독영화는 잔인함이 상당해서 보기 힘들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특히나 볼때 너무 힘든게

이렇게 표현하면 될지 모르겠다

"장마비가 추룩추룩 내려서 후덥지근한 날에 에어콘이 넘춰버린 좁은 방안에서
후즐근하게 반쯤 젖은 맞지않는 겨울 쉐타를 입고 침대위에서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그런 느낌...."


그런데 내가 힘들어 하는 위의 네명의 감독들은 국내 또는 해외에서 나름 높은 인정을 받는 감독들이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흥행은 둘째치더라도 명감독 반영에 드는 사람들이고 현재 한국영화의 부흥을 이끄는 감독들중 일부이다.

즉 하고 싶은 말은 관객이 그들의 작품이 개인적인 성향으로 인해서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말하는 충무로의 영화 관련자들은 그들을 공식적인 석상에서는 항상 추켜 세운다는 말이다.

하지만 종종 기사를 보면  이들 즉 그들이 날마다 추켜 세우는 감독들과 한국 영화의 위기를 초래하는건 항상 관객들인것 같다.

얼마전에 개봉하고 현재 오늘 날짜 맥스무비 리스트 기준으로 전국에서 내려간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의 예를 들어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천년학 중간에 한번 촬영이 스톱된적이 있는걸로 알고 있다. 영화사의 사정때문이였다.
그건 이해가 된다. 그런데 당시 뉴스를 통해서 내가 접한 이야기는 임권택 감독한테 영화계쪽에서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선뜻 나서지 않으려고 해서 투자자구하기가 힘들었던걸로 알고 있다.(사실이야 어떻든 당시의 기사는 이런식으로 났었다)

관객이 임권택 감독을 외면 한게 아니였다.

천년학은 4월 12일 개봉, 스파이더맨3은 5월1일 개봉
천년학 개봉관수  4월 13일에 서울 41관/전국201관 이였고 개봉 3주만에 스크린수 13개관 으로 떨어졌고  13개관으로 떨어질쯤  스파이더맨3은 전국 800여관에서 개봉을 했다. 그리고 첫날 및 첫주 반응이 좋아서 조금더 늘은걸로 알고 있다.


어떤 언론에서는 천년학의 실패를 스크린 쿼터를 축소한 노무현 정부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마치 관객들이 이렇게 한국 영화를 외면 하면 한국 영화는 죽게될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치곤 한다. 영화인들도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시위나 관객을 대상으로 개몽을 하려고 하는 제스츄어들만 튀하고 있다.


뭐 여담이지만 가장 열심히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한다면서 칸까지 가서 1인 시위하던분이
어느날 갑자기 고리대부 업체광고에 양머리를 하고 나와서 충격이기도 했다.
(그뒤로 그분 안보인다. 영화 찍는다는 소식도 없고 - 아 지금 알아보니 팔로우맨이라는 연극하고 계시다 ㅡ,.ㅡ)

어느날 이런 의문이 생겼다. 걸핏하면 관객과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영화계의 시스템은 그렇게 영화인들이 한번도 이슈를 던질일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시스템인가?

그런데 사실 이런 의문을 풀 방법이 내게는 없다.
왜냐면 모든 영화인들이 침묵하고 있기때문이다. 자신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임권택 감독의 작품이 대중에게 다가가기는 힘들다 할지라도 솔직히 3주만에 전국 13개관으로 줄일 만한 작품은 절대 아니다.

전국 200개 서울 41관을 잡고 있던 영화를 그것도 한국 영화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적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던 감독의 작품을 단 3주만에 13개관으로 줄인 이유는 아마 단 한가지 였을것이다.

바로 돈의 논리....

즉 스파이더맨3을 위해서 천년학은 소리 없이 사라져 갔을것이라고 생각 해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

만약 스크린 쿼터가 줄지 않았다 치자 그래도 천년학의 상영일 수 가 늘었을까? 이부분 역시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아마도 기왕 한국 영화 상영 일 수 채워야 한다면 그들도 흥행성 좋은 영화로 채우고 싶을것이기 때문에 굳이 스파이더맨과 캐리비안 해적이 차지할 상영관을 천년학에 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이런 문제가 정부의 문제인가? 관객의 문제인가?

애초에 정부와 관객은 저런 부분까지 관여를 할 수 없다. 스파이더맨3을 보는 관객이
캐리비안의 해적3을 보는 관객이 나쁜 관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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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은 나쁜 관객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관객은 그때 그때 자신의 취향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나처럼 기본적으로 S/F를 좋아 하는 사람은 스파이더맨 이나 스타워즈 류의 영화는 반드시 챙겨 볼것이고. 배우 송강호를 나처럼 좋아 하는 사람은 우아한 세계도 재미있게 본다.

한국 영화를 살리고 싶은 관객이 천년학을 볼 수도 있지만 임권택 감독을 좋아하고 조재현을 좋아 하는 사람도 천년학을 보고 다음날 스파이더맨을 볼수도 있다.

스파이더맨의 가벼움에 아쉬움을 느낀 사람들은 처년학을 그날 다시 볼수도 있는것이다.

즉 1%의 잘못도 관객에게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막연하게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 것이 영화계를 망친다는 논리도 이해할 수 없다.
나처럼 직장인은 매주 한두편의 영화를 자유롭게 볼수도 있지만 일주일에 1만원의 용돈을 받는 중고등학생들은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사실 학생들에게는 2천원의 DVD대여료도 비쌀 수 있다.

즉 다운로드족의 대부분의 애초부터 매출을 일으키는 주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와 관객에게 핑계만 대다보면 정말 어느날 한국 영화계는 다시 암흑기에 들어 갈지도 모른다. 오로지 돈되는 헐리웃 영화만 상영하던 그런시기... 한국 영화에 투자를 하지않아 허접한 영화 밖에 만들 수 없던 그런 시기....

투자란 단지 돈만을 투입하는게 아닌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것이다.

배급을 하는 배급 업체도 ,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도, 자신의 욕심중 작은 부분은 떼어내서 베려를 하는것이 긍궁적인 투자가 될 수 도 있다.

배우들이 불합리한 배급 시스템에 경종을 울리는것도 긍국적인 한국 영화에 대한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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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는 "밀양"이 수상 할지도 모른다하고 실제 한국에 현제 걸려있는 영화중 팔릴만한 한국 영화는 "밀양" 뿐임에도 불구하고 생색이나 내듯이 대형 극장들이 두개관 정도만 베려 해주고 있다. 전국에 1천개의 관이 있다면 200개인데 물론 이숫자가 작은 숫자는 아니지만 문제는 60%에 근접한 캐리비안 해적3편의 점유율 자체가 홍보가 되고있어서 관객들이 다른 영화에
눈을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인들...
솔직히 자기 밥그릇 건들기 힘든거 안다.

배급사나 투자사에 엉기면 왕따 당할까봐 무서운거 안다.
그쪽도 사람사는 동네이니 파가 있고 줄이 있을거란것도 알고 다 이해 할 수 있다.

한국 영화 망해도 관객이 할 수 있는건 그저 영화 봐주는것 뿐이 없다.


스크린 쿼터는 자국 영화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인데 솔직히 난 얼마전까지 만해도 이게 외국영화와 그쪽 자본으로 부터 그걸 지키는 건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서 보니
스크린 쿼터가 한 역할은 바로 한국 영화계가 고삐 풀린 말이 될까봐 목에 걸어둔 고삐였을 뿐이다.


동업자 마인드 보다는 당장 한푼의 돈에 연연해서 기형적인 지금과 같은 형태를 말들어 내는
영화계때문에 스크린 쿼터가 존재 했던것 같다....


대략 10년전 "타이타닉"이 전세계 극장가를 쓸었다.
어느 나라든 "타이타닉" 앞에 모두 무릎을 꿇었을때 한국의 관객만이 한국영화 "쉬리"를
찾았다.

타이타닉에 무릎꿇지 않은 나라가 한국 이였고 한국 관객이였다.
한국의 관객들은 가치가 있는 영화라면 단지 거대한 자본으로 도배질한 헐리웃 영화에 손을 들어 주지 않는다.

쉬리가 개봉한지 10년이 되었다.
쉬리 이후 한국 영화는 숨가쁘게 달려 왔다. 쉬리이전에는 아마 영화 관련자들의 모든 소망이
한국영화를 살리는 것이였을 것이다.

단지 그것을 10년만에 잊었다고 말하지 말라.

한국 영화는 이제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의 어처구니 없는 규제가 다시 생긱는 것이 아닌한...

그러나 적어도 영화계가 자신을 스스로 돌아 볼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아직도 더 많은 재미있는 한국 영화를 보고 싶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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