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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뒤

Lyrics

by 동동주1123 2009. 7. 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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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눈을 감습니다.
눈물이 흐릅니다.

작고 뜨거운 물한방울이 뺨을 타고 내려갑니다.
이윽고 턱에 맞닿은 물방울은 잠시 시간의 끈을 잡듯이 머물다
이내 내가 느낄 수 없는 먼 곳으로 길을 떠납니다.

다시 눈을 감습니다.
가슴이 아려옵니다.

시간이 흘러갑니다.
잊지 않기 위해 아픔이라도 잡아 보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그 아픔 마저도 잊혀져 가네요.

1년 ,2년 , 5년, 그리고 20년 뒤...

눈 앞에 펼쳐진 그 곳에 내가 서있습니다.
희끗해진 머리카락의 제법 인자한 모습의 제가 그곳에 서있네요.
얼굴엔 편안한 미소가 가득합니다.
양복을 차려입고 제법 좋은 차를 몰고 길을 나섭니다.
아마 20년전의 고통을 잊을 수 있었나 봅니다.

그걸 바라보는 지금의 나는 애써 다행이라고 ,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어딜 가는걸까요?
도시를 지나고 한적한 길을 지나 계속 달립니다.

이제 흐릿해져 가는 모습너머로 건물이 보입니다.
잠시 옷을 추스린 20년뒤의 나는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더욱 흐려져가는 나는 어느 벽앞에 섭니다.
그리고 가만히 서있습니다.

약간 어께가 들썩이는건가요?
무엇인지 좀더 다가가려 노력해보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애써 다가가 바라본 나의 눈엔 눈물이 가득합니다.
가슴도 부여잡고 있습니다.
괴로운듯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가 아니 내가 바라보던 그곳을 보았습니다.

그도 울고 , 나도 울기 시작합니다.
그곳엔 당신이 있습니다.

당신의 모습은 그대로입니다. 희끗해진 나의 머리와 다르게 당신은
지금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꽃들이 놓여있습니다.

그 아래로 숫자가 적혀있습니다.

나는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부여잡습니다.
점점 흐려져 가는 당신의 모습을 봅니다. 이제 그 앞에 무릎꿇고
눈물을 흘리는 내모습도 점점 사라져 갑니다.

20년 뒤..
아마도 나는 당신을 잊지 못했나 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별을 했나 봅니다.

아픔이 아물고 사라질 시간이 지나도
나는 당신을 잊지 못했나 봅니다.

그리고 당신을 보내지 못했나 봅니다.

20년 뒤..
난 당신이 내 이름만이라도 기억해주길 바랬습니다.
그러나 나혼자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네요.


20년 뒤..
우연히라도 당신의 주름진 얼굴을 봤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기회조차 없었네요.

결국은 떠나 보내야겠죠.
결국은 이대로 잊어야겠죠.


다시 한번 20년 뒤.
당신을 보지 못하고 잊었더라도, 어디선가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이 지구위에 같이 사는 한 사람만으로도 좋습니다.
그저 당신이 행복하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비개인 오후 맑은 하늘을 바라 보며,
어딘가에서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을 , 이젠 잊혀진 나를
느낌으로나마 생각해 주세요.
단 한번만,
그것만으로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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